미국 주식 왕초보 14편 — 한국계 투자자가 이틀 만에 20조 원을 날린 사건, '마진콜'이 뭐길래
핵심 요약
빚을 내서 주식을 산 한 투자자가 이틀 만에 재산 대부분을 잃고, 월가 은행들도 12조 원 넘는 손실을 봤습니다. '마진콜'이 대체 뭐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정리했습니다.
내 돈 100만 원으로 주식을 사면, 최악의 경우에도 잃는 돈은 100만 원입니다. 그런데 증권사 돈까지 빌려서 300만 원어치 주식을 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21년, 이 차이 때문에 한 투자자가 이틀 만에 재산 대부분을 잃고 월가 은행들까지 함께 흔들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이 운영하던 아케고스 캐피털은 2021년 3월, 증거금을 채우지 못해 이틀 만에 강제로 주식을 청산당했습니다. 이 여파로 글로벌 은행들이 입은 손실만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조 6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내 돈보다 더 큰 돈’을 굴리는 방법, 레버리지
주식을 살 때 내 돈만 쓰지 않고 증권사에서 돈이나 주식을 빌려서 더 큰 금액을 투자하는 방식을 레버리지(지렛대) 거래라고 부릅니다. 국내 증권사에서도 “신용거래”나 “미수거래”라는 이름으로 개인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문제는 이게 수익도 키우지만, 손실도 그만큼 키운다는 점입니다. 100만 원으로 300만 원어치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10% 떨어지면, 내 돈 100만 원 기준으로는 30%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마진콜이란, “돈 더 넣거나 강제로 팔거나”
빌려서 산 주식의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증권사나 은행은 투자자에게 “담보가 부족하니 돈을 더 넣으라”고 요구합니다. 이걸 **마진콜(margin call)**이라고 합니다. 이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데, 이를 국내에서는 반대매매라고 부릅니다.
이틀 만에 20조 원이 사라진 사건
이 개념이 실제로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 사건이 바로 아케고스 캐피털 사태입니다. 빌 황이라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는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증권 같은 대형 은행들의 돈을 빌려 파라마운트, 디스커버리 같은 몇몇 종목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2021년 3월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은행들이 일제히 마진콜을 걸었고, 아케고스는 이를 채우지 못해 3월 26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습니다. 은행들은 곧바로 보유 주식을 시장에 쏟아내는 반대매매에 나섰고, 그 결과 크레디트스위스는 55억 달러(약 7조 원), 노무라증권은 28억 5천만 달러(약 3조 6천억 원)를 잃는 등 은행권 전체 손실이 1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빌 황 본인은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2024년 11월 사기 및 시장 조작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남기는 교훈
아케고스는 초대형 기관 투자자였지만, 무너진 원리는 개인의 신용거래·미수거래와 똑같습니다. 빌린 돈으로 투자하면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이 커 보이지만,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원금 이상을 잃을 수도 있고, 내가 팔고 싶지 않은 타이밍에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미국 주식은 변동성이 국내 주식보다 큰 경우가 많아서, 레버리지를 쓰면 그 변동성이 고스란히 손실 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정리
빌린 돈으로 투자할 때는 “얼마나 벌 수 있는가”보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크게 잃을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증권사 앱에서 신용거래·미수거래 신청 화면을 무심코 넘기지 않는 습관만으로도 이런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종목이나 거래 방식의 이용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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