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의 밤, 업비트가 멈추고 비트코인이 반토막 난 이유
핵심 요약
2024년 12월 3일 밤, 계엄 선포 몇 분 만에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30% 넘게 빠지고 해외 거래소와 가격이 40%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그로부터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30% 넘게 빠졌고 해외 거래소와의 가격 차이는 순식간에 40%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간순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밤 10시 27분 계엄 선포 → 밤 11시 30분 계엄포고령 발표 → 다음 날 새벽 1시 2분 국회 본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재석 190명 전원 찬성) → 새벽 4시 26분~30분 윤 대통령 수용 및 국무회의 계엄 해제 의결. 계엄이 실제로 유지된 시간은 약 6시간이었습니다.
몇 분 만에 30% 빠진 비트코인
계엄 선포 직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억 3,450만 원대에서 최저 6,100만~6,300만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원화 기준으로 약 30~33% 하락이었고, 이 낙폭 대부분이 15분에서 1시간 사이의 짧은 시간에 몰렸습니다. 리플(XRP)은 1,623원까지 밀리며 한때 반토막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고, 도지코인 -10%, 이더리움 -7% 등 주요 코인이 동시에 급락했습니다. 이날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49조 5천억 원으로,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의 5배가 넘는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업비트가 실제로 멈췄다
패닉 매도가 몰리면서 거래소 자체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업비트의 동시 접속자는 평소 약 10만 명에서 110만 명 이상으로 11배 넘게 폭증했고, 그 결과 로그인·주문·API 처리가 99분간 멈췄습니다. 빗썸도 62분, 코인원도 40분간 장애를 겪었습니다. 2025년 1월 발표된 보상 내역을 보면 업비트가 596건에 약 31억 4,400만 원, 빗썸이 124건에 약 3억 7,700만~7,800만 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국내 거래소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장애 보상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 집계로는 2024년 한 해 동안 접수된 거래소 시스템 장애 민원 40건 중 29건이 이날 밤 하루에 몰렸습니다. “팔고 싶어도 주문이 안 들어가서 손실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이용자들의 증언도 여럿 보도됐습니다.
해외보다 오히려 40% 싸진 밤
평소 한국 거래소는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프리미엄’ 현상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날 밤은 정반대였습니다. 바이낸스·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이 9만 5천~9만 6천 달러대(2%가량의 소폭 하락에 그침)를 유지하는 동안, 업비트는 6만 1천~6만 3천 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격차가 최대 40%까지 벌어졌습니다. 업계에서는 한밤중이라 국내 거래소에 가격을 즉각 동기화해줄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가 충분하지 않았던 게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달러에 고정돼 있어야 할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조차 업비트에서 한때 약 1,200원(약 0.84달러)까지 떨어지며 일시적으로 ‘디페깅’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비정상적인 할인폭을 노리고 계엄 선포 후 한 시간 만에 약 1억 6,300만 달러(약 2,300억 원) 규모의 테더가 업비트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저가 매수(바텀 피싱)에 나선 자금으로 풀이됩니다.
스탑로스, 그리고 극단적인 저가 체결은 실제로 있었을까
이번 사건을 두고 “손절 주문이 연쇄적으로 터졌다”거나 “코인이 거의 0원까지 찍혀서 누군가 줍줍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돌았습니다. 다만 취재 결과,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보도나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업비트·빗썸 같은 국내 원화 거래소는 레버리지(신용) 거래 자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 선물시장에서 흔히 보는 ‘강제청산 연쇄 반응(롱스퀴즈)’ 구조가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보도된 원인은 얇은 호가창에 패닉성 매도 주문이 몰린 것과, 앞서 언급한 마켓메이커 부족이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처럼 단정하기보다는, 이 부분은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문”으로 구분해두는 게 정확합니다.
몇 시간 만에 제자리로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국회 결의안이 가결된 새벽 1시 2분, 그리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새벽 4시 26분 이후 시장은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같은 날 낮 비트코인은 업비트 기준 약 1억 3,500만 원(약 9만 5천 달러)까지 되돌아오며 사실상 계엄 선포 전 수준을 회복했고, 해외와의 가격 격차도 -33%에서 하루 만에 -2.5%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정리
이 사건은 정치적 충격이 몇 시간 만에 금융시장, 그것도 24시간 열려 있는 가상자산 시장에 얼마나 즉각적이고 극단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입니다. 동시에 거래소 인프라가 이런 돌발 상황에서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이 글은 시장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매우 큰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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