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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왕초보 17편 — 하루 만에 96%가 사라진 상품이 있었다고?

핵심 요약

2018년 2월, 미국의 한 변동성 상품이 단 하루 만에 가치의 96%를 잃고 청산됐습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장기 보유에는 위험할 수 있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원자산은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는데, 내 계좌는 왜 아직도 마이너스일까?” 3배, 2배로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ETF를 사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2018년에는 이런 구조 때문에 하루 만에 상품 가치가 96% 넘게 증발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2018년 2월 5일, 변동성에 반대로 베팅하던 상품(XIV) 하나가 단 하루 만에 가치의 96.3%를 잃었습니다. 열흘 뒤 이 상품은 그대로 청산됐습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뭔가요

레버리지 ETF는 원래 지수가 오르내리는 폭보다 2배, 3배 크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는, 나스닥100이 하루 1% 오르면 3% 오르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인버스 ETF는 반대로, 지수가 내려야 오르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둘 다 “오늘 하루” 등락 폭만 정확히 맞추도록 매일 자산을 다시 조정하는데, 이걸 일일 리밸런싱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하루 단위’라는 것

여기서 초보자가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수가 3배 올랐으니 내 3배 ETF도 3배 올랐겠지”라는 생각인데, 이건 하루짜리 계산에서만 맞습니다. 여러 날이 쌓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볼게요.

  • 원자산이 첫날 10% 오르고, 다음 날 10% 내렸다고 해봅시다. 원자산 가격은 100 → 110 → 99, 즉 원금보다 1% 낮아집니다.
  •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첫날 30% 오르고, 다음 날 30% 내립니다. 100 → 130 → 91, 즉 원금보다 9%나 낮아집니다.

지수는 며칠 뒤 원래 자리로 돌아왔는데, 레버리지 상품은 그렇지 않은 겁니다.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횡보 장세일수록 이 차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이를 흔히 **변동성 감소(volatility decay)**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벌어진 극단적인 사례

이 구조가 최악의 형태로 드러난 사건이 2018년 “Volmageddon(볼마겟돈)“입니다. 당시 VIX(변동성 지수)가 급등하자, VIX와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인버스 상품 XIV(VelocityShares Daily Inverse VIX Short-Term ETN)는 2018년 2월 5일 단 하루 만에 가치의 96.3%를 잃었습니다. 20억 달러에 육박하던 이 상품은 결국 발행사인 크레디트스위스에 의해 2월 15일 거래가 중단되고 청산됐습니다. 하루짜리 변동폭에 맞춰 설계된 상품이, 예상 밖의 급격한 하루 변동 앞에서 그대로 무너진 겁니다.

그래서 무엇을 기억해야 하나

레버리지·인버스 ETF 자체가 “나쁜 상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상품은 애초에 하루짜리 방향성 베팅을 위해 설계된 도구이지, 몇 달~몇 년씩 묻어두는 장기 투자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ETF 이름에 “3x”, “Ultra”, “Daily”, “Bull”, “Bear”, “Inverse” 같은 단어가 붙어 있다면, 매수 전에 상품 설명서에서 “일일 리밸런싱” 문구가 있는지부터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이 글은 투자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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