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만원씩 나눠 보내면 안 걸린다"? 추석에 믿었다간 세금 폭탄 맞는 이유
핵심 요약
국세청도 못 잡는다는 유튜브 절세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루 1,000만 원 이상 현금 거래는 자동 보고되고, 이를 피해 990만 원씩 나눠 보내는 것도 의심거래로 잡힐 수 있습니다. 추석 용돈·증여 전에 확인해야 할 사실관계를 정리했습니다.
추석 연휴에 자녀나 손주, 조카에게 두둑하게 용돈을 쥐어준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요즘 “현금을 990만 원씩 나눠서 보내면 국세청이 절대 못 잡는다”는 유튜브 영상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 말을 믿고 실행에 옮겼다가는 나중에 훨씬 큰 세금을 물 수 있습니다.
2026년 9월 24일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증여세를 둘러싼 잘못된 절세 정보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하루 1,000만 원 이상 현금을 입출금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자동으로 보고되는데, 이를 피하려고 990만 원이나 500만 원씩 나눠 반복해서 송금해도 은행의 의심거래보고 시스템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세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1,000만 원만 피하면 안전하다”는 착각
은행 등 금융회사는 같은 사람이 하루 동안 한 금융기관에서 1,000만 원 이상 현금을 입금하거나 출금하면, 그 내역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자금세탁 등을 감시하는 정부 기구입니다)에 자동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이를 ‘고액현금거래보고(CTR)‘라고 부르는데, 원래 기준은 2,000만 원이었다가 2019년 7월부터 1,000만 원으로 낮아졌습니다. “1,000만 원 밑으로만 보내면 안전하다”는 말이 유튜브에서 퍼지는 이유가 바로 이 기준선 때문입니다.
나눠 보내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한 이유
문제는 ‘의심거래보고(STR)‘라는 또 다른 제도입니다. 이건 금액 기준이 아예 없습니다. 2013년 8월에 기존에 있던 1,000만 원 기준금액마저 폐지돼서, 액수와 상관없이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면 은행이 알아서 FIU에 보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990만 원, 500만 원처럼 신고 기준선 바로 아래 금액을 비슷한 간격으로 반복해서 보내는 패턴 자체가 전형적인 ‘기준 회피’ 정황으로 읽히기 쉽습니다. 즉 나눠 보낼수록 오히려 은행 눈에 더 띄는 셈입니다. 실제로 이 ‘국세청도 못 잡는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린 세무사 본인도 영상 내용에서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메모란에 “생활비”라고 적어도 소용없습니다
부모 계좌에서 자녀 계좌로 돈을 보내며 메모란에 “생활비”나 “교육비”라고 적어두거나, 부모 명의 신용카드를 자녀가 대신 쓰게 하는 것도 증여세를 피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세법은 거래의 형식이 아니라 실제 내용을 보고 과세하는 ‘실질과세’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녀에게 재산이 넘어갔다면 메모 문구와 상관없이 증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지금 안 걸려도 나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당장 국세청이 조사에 나서지 않더라도 끝난 게 아닙니다. 자녀가 나중에 집을 살 때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하는 ‘자금출처조사’를 받거나, 부모가 사망한 뒤 상속세를 신고할 때 국세청이 계좌를 추적하면, 과거 몇 년, 몇십 년 치의 인출·송금 기록이 한꺼번에 증여로 추정돼 세금이 부과될 위험이 있습니다.
정리
편법을 찾기보다 법이 정한 증여세 공제 한도를 그대로 활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성년 자녀에게는 10년간 5,000만 원, 미성년 자녀에게는 2,000만 원까지 세금 없이 줄 수 있고, 10년 주기로 나눠 증여하는 합법적인 전략도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도를 넘는 금액이라면 세금을 내더라도 정식으로 신고해두는 편이, 나중에 몇 배로 불어난 세금과 가산세를 무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 글은 보도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이며, 개별 증여·상속 계획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해 본인 상황에 맞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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