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나노 파운드리, 테슬라를 잡다
핵심 요약
2025년 7월, 삼성전자는 22조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냈습니다. 상대는 테슬라였습니다. 만년 2위였던 삼성 파운드리가 이 계약으로 판을 바꿀 수 있을지 정리했습니다.
퀄컴, 구글, 엔비디아—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떠나 TSMC로 갈아탄 고객사 명단입니다. 그런데 2025년 여름, 삼성이 정반대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을 새로 잡은 겁니다.
2025년 7월 28일, 삼성전자는 165억 달러(약 22조 7,6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공시했습니다. 상대 회사명은 비밀에 부쳤지만, 일론 머스크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테슬라”라고 직접 밝히며 확인됐습니다.
테슬라가 삼성을 택한 이유
이 계약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AI 추론 칩을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있는 삼성 신규 공장에서 만드는 내용입니다. 계약 기간은 2033년 말까지로 길게 잡혀 있습니다. 머스크는 “165억 달러는 최소치일 뿐,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커질 수 있다”며 “내가 직접 생산라인을 챙기겠다. 공교롭게도 이 공장이 우리 집에서 멀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2026년 들어 계획이 조금 바뀌었다
처음 발표 당시엔 테슬라의 AI5 칩은 TSMC가, AI6 칩은 삼성이 맡는 구조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2026년 들어 이 구도가 달라졌습니다. AI5는 삼성(텍사스)과 TSMC(애리조나) 두 곳에서 나눠 만드는 ‘이원화 생산’으로 바뀌었고, AI6는 아예 삼성의 2나노 공정(SF2)으로 전량 배정됐습니다. 2026년 7월에는 AI5 칩의 설계가 확정되는 ‘테이프아웃’ 단계에 들어섰다는 삼성 파운드리 엔지니어의 언급도 나왔습니다. 다만 이건 설계가 끝났다는 뜻이지 아직 대량생산 단계는 아니며, 실제 차량에 들어갈 물량은 2027년 중반, AI6 양산은 2027년 4분기 이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왜 이 계약이 특별한가 — ‘수율’이라는 관문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수율(만든 칩 중 정상 작동하는 비율)입니다. 삼성은 2022년부터 업계보다 앞서 GAA(게이트올어라운드)라는 신기술을 3나노 공정에 도입했지만, 초기 수율이 낮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당시 수율이 20~35%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추정되고, 이 때문에 퀄컴·구글(텐서 칩)·엔비디아 같은 대형 고객들이 등을 돌리고 TSMC로 옮겨갔습니다. 삼성 파운드리 한진만 사장은 이런 상황을 “수율을 검증해야 대형 고객을 잡을 수 있고, 대형 고객이 있어야 수율을 검증할 수 있는” 딜레마로 표현하며, 테슬라 수주를 이 악순환을 깨는 “전략적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지금 수율은 좋아졌나
여기서부터는 수치가 보도마다 엇갈립니다. 2025년 2월 약 30%였던 2나노 수율이 그해 11월 55~60%까지 올랐고, 2026년 1~2월에는 개선판 공정(SF2P)이 70%에 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2026년 4월 트렌드포스는 삼성의 2나노 수율이 여전히 50%대 중반에 머물러 있고, 이 때문에 퀄컴이 차기 스냅드래곤을 TSMC 쪽으로 완전히 옮길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수치 모두 삼성이 공식 발표한 게 아니라 업계 추정치이고, 서로 상충하는 상태라 “정확히 몇 %“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참고로 경쟁사 TSMC의 2나노(N2) 수율도 65~80% 선의 추정치로, 완전히 안정화된 수준은 아직 아닙니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여전히 큰 격차
2026년 2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약 73%, 삼성 약 7%로 66%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테슬라 한 건의 대형 계약으로 이 격차가 당장 좁혀지는 건 아닙니다. 다만 삼성 파운드리 측은 이번 수주로 얻은 수율 개선 경험이 1~2년 안에 다른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비슷한 시기 애플·닌텐도 물량도 추가로 따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최근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리
테슬라와의 계약은 삼성 파운드리에게 “다시 대형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지만, TSMC와의 기술·수율·점유율 격차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건 아닙니다. 실제 양산이 본격화되는 2027년 전후로 삼성의 2나노 수율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이 계약이 진짜 ‘반전’이었는지를 가늠할 다음 관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은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TSMC와 삼성의 2나노 전쟁, 숫자로 보는 파운드리 세계, 삼성이 애플 반도체를 만들다가 놓친 사연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입 권유가 아닙니다. 상품 가입 전 반드시 금융기관의 최신 약관과 공시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면책조항을 참고하세요.